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던 동부는 정규시즌 막판 날벼락을 맞았다. 팀 전력의 절반인 김주성(31ㆍ205㎝)이 지난달 27일 전자랜드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쳐 시즌을 마감했다. 전치 3주 판정을 받은 김주성의 플레이오프 출전은 불투명했다. 설령 출전한다 해도 '정상'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10일 창원에서 벌어진 2009~10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 LG-동부의 경기. 동부 에이스 김주성이 11일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발목에는 두꺼운 테이핑을 했지만 표정과 몸놀림만은 가벼웠다.
김주성(29점 7리바운드)은 1쿼터 시작과 함께 내리 4점을 꽂으며 '감'을 조율하더니 경기가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림을 갈랐다. 또 적극적인 협력수비에 가담하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도 앞장섰다.
김주성의 진가는 승부가 갈린 4쿼터에서 발휘됐다. 김주성은 55-55이던 경기종료 7분45초 전과 7분18초 전 잇단 2점슛을 꽂았다. 또 67-68로 뒤진 종료 32.3초 전에는 역전 페이드어웨이 뱅크슛을 넣었다.
마무리도 김주성의 손에서 이뤄졌다. 김주성은 69-68이던 종료 12초 전 천금보다 귀한 리바운드를 낚았고, 이는 표명일의 자유투 2득점으로 이어졌다. LG는 69-71이던 종료 6.2초 전 파울작전을 폈지만 소득이 없었다.
72-69 동부의 승리. '산술적으로' 동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96.2%다. 역대 26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의 4강 진출 횟수는 무려 25차례(96.2%)에 이른다. 2003~04시즌 LG가 오리온스에 첫판을 패한 뒤 내리 2경기를 이겨 4강에 간 게 유일한 예외다.
LG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서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4번 모두 1차전을 패했다. LG는 1쿼터 6점, 전반 22점으로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쿼터와 전반 최소득점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득점 1위(21.9점) 문태영은 11점밖에 못 넣었다.
LG-동부의 2차전은 12일 오후 7시 창원에서 열린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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