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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 대폭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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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 대폭 물갈이

입력
2010.03.1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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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하나금융지주가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발표하면서 KB, 우리, 신한 등 4대 지주사의 사외이사 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금융당국의 '사외이사 모범규준' 발표 이후 진행된 각 지주사의 사외 이사 교체는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얼마나 바뀌었나

4대 은행 지주사의 사외이사 교체 폭은 전체의 30%에 달했다. 평소보다 물갈이 폭이 컸다는 평가다.

4대 지주를 통틀어 38명의 사외이사 중 32%인 14명이 물러났는데, 주로 재임기간이 길었던 인사들이었다. '사외이사 모범규준'은 사외이사 최장임기가 5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이 취지에 따라 장기재임 사외이사들이 물러났다는 평가다.

새로 임명된 사외이사는 9명이었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수는 33명으로 종전보다 5명 줄어들게 됐다.

사외 이사진 개편이 가장 컸던 곳은 신한금융지주였다. 기존 12명의 사외이사 중 3분2(8명)를 내보내고, 4명만 뽑았다. 사외이사수가 대폭 감축되면서, 절반이 교체되는 사상 최대의 물갈이가 이뤄졌다.

은행 지배구조파동의 도화선이 됐던 KB금융은 3명이 나가고, 3명이 신규 선임됐다.

이날 이사회를 연 하나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 국제금융공사(IFC) 출신의 재무전문가인 로이 카라오그란(Roy A. Karaoglan), 사임 의사를 밝힌 남상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3명의 사외이사가 나가고 정광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와 최경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키로 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는 1명 줄어들게 됐다.

유일하게 사외이사진용에 변화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지주였다. 임기 제한에 걸리지 않는데다 결격 사유가 없다는 점을 들어 7명의 사외이사를 교체없이 1년 더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어떤 사람을 뽑았나

이번에 새로 영입된 사외이사 중에는 '거물급' 인사 몇몇이 눈에 띈다. 은행권에선 이들이 앞으로 '모범규준'에 따라 역할이 강화될 이사회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지주가 영입한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은 은행감독원 부원장보, 한은 이사, 금융결제원장 등을 지낸 금융계 원로.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 이명재 전 검찰총장과 '3형제'로 유명하다. 이 전 행장은 이번에 물러난 조담 이사회의장의 후임 의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지주는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영입했다. 신한지주는 'CEO와 이사회 의장분리'를 권고한 모범규준에 따라 이번에 4연임에 성공한 라응찬 회장이 의사회 의장에서 물러날 보이는데, 이 경우 김 전 장관이 이사회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모범 규준은 또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이번 사외이사 진용에는 주주대표와 학계 인물들이 대거 진출했다. 4대 지주의 신임 사외이사 9명 중 주주대표(3명)와 경영학과 교수(3명)가 6명에 달했다. 신한지주의 경우 교체된 4명의 사외 이사 중 주주대표를 3명을 뽑았고, 하나금융은 2명 모두를 재무 전문가 출신인 교수로 교체했다.

하지만 사외이사 선출에 까다로운 조건을 포함한 모범 규준에 따라 인력 풀이 상대적으로 한정됐다는 말도 나왔다. 모 지주사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 조건이 까다로워 적용하면 기업가나 회계, 법무법인의 임원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가 어렵다"며 "적합한 후보가 없어 주로 교수 출신을 많이 뽑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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