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7일 무슬림들의 기독교도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500명 이상이 사망한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중부도시 조스 인근. 학살 현장을 찾은 외신들은 여성은 물론 4살짜리 어린이마저 총칼을 맞은 채 시신으로 뒹구는 모습을 지옥에 빗댔다. 학살은 경계를 맞댄 이웃마을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AP통신은 9일 "61구의 시신을 세어봤는데 그 가운데 32구가 어린이였다"며 "더 이상 묻을 곳이 없어 고무장갑을 낀 사람들이 덤프트럭으로 시신들을 옮겨 한꺼번에 매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시체 안치실에는 기저귀를 찬 아기들과 가죽이 벗겨진 시신들도 즐비하다"며 "마을을 공격한 이웃 마을 무슬림들은 자신들만 사용하는 사투리로 기독교인들에게 말을 걸고서 대답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곧바로 칼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무슬림의 공격으로 세 명의 아이를 모두 잃은 한 기독교도 여인은 "한밤중에 자고 있는데 남편이 뛰어들어와 무작정 도망가라고 했다"며 "총소리에 놀란 아이들이 먼저 밖으로 뛰어나갔지만 피할 수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기독교도들을 공격한 폭도들은 어망과 사냥용 덫까지 동원 '토끼몰이식' 학살을 감행했다. 그물을 피해 집 밖으로 쫓겨나온 희생자들은 막다른 길에서 기다리고 있던 폭도들의 장검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참변은 지난 1월 기독교도들의 공격으로 150명의 목숨을 잃은 이웃마을 무슬림들의 복수로 파악된다. 영 일간 더 타임스는 "공격을 받은 마을에 거주하던 무슬림들에겐 사건 발생 사흘 전부터 '마을을 어서 떠나라'는 전화가 빠짐없이 걸려왔다"며 무슬림들이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한 후 보복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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