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글ㆍ펩 몬세라트 그림/ 문학과지성사 발행ㆍ164쪽ㆍ8,500원
<변신> <성> 의 대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폐결핵을 앓다 마흔한 살에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 해, 그는 인형을 잃고 울던 한 소녀를 위로하기 위해 3주 동안 인형의 입장에서 편지를 써 주었다. 인형의 세계 여행을 콘셉트로 쓴 그 편지는 매일 소녀에게 전달됐고, 이는 소녀뿐 아니라 카프카의 마음도 치유했다고 전해진다. 이 책은 카프카의 마지막 연인 도라 디만트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이 사연을 동화로 쓴 것이다. 성> 변신>
카프카 서거 80주년인 2004년 발표된 이 작품은 실화를 뼈대로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물이다. 한 카프카 연구자는 오랫동안 편지를 받았다는 소녀를 수소문했지만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었기에 자료는 전무했다. 그래서 작가는 “편지들을 창작하고 상상의 결말을 내며 이야기를 끝내는 파행을 저질렀다.”(작가 후기에서)
작품은 매우 문학적이다. 과연 어린이책인가 싶을 정도로 철학적인 내용을 쉬운 문장으로 표현했다. 실화를 재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카프카의 성품과 일생도 가늠할 수 있도록 썼다. 카프카에게 평생 따라다녔던 아버지와의 갈등, 결혼으로 완성되지 못한 사랑 등도 담담하게 드러난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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