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5일 대구∙경북(TK)을 찾아 "머릿속에서 정치적 계산을 다 버리고 오로지 어떻게 지역을 발전시킬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시 및 경북도 업무보고에서 "대구가 비록 분지라고 하더라도 분지라는 생각에 제한돼 있고 그 안에서 네 편 내편 가르면 어떻게 발전하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TK지역에서 떠도는 '세종시 역차별론'에 대해 "세종시가 되니 '대구∙경북이 어려워진다, 손해 본다'고 하는데 이곳이 어떤 지역인데 피해의식을 갖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이 지난 10,15년간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하기 뭐할지 모르지만 발전을 제대로 할 요소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정서를 다독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대구로 오기로 돼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 대구 말로 희한하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좋지 않은 여건에서 높은 소득을 달성한 스위스를 예로 든 뒤 "지역발전에는 정치 논리가 없다"며 "대구∙경북인이 힘을 합쳐 한번 발전시키자는 합심된 노력이 필요하며 대구∙경북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큰 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구, 광주 등에 연구개발(R&D) 특구를 지정할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지난해 12월2일 대구를 방문한 뒤 석 달 만에 고향인 TK 지역을 다시 찾은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내편 네 편 가르지 말자'등의 메시지를 던진 것은 지역 정서가 '친이명박, 친박근혜' 로 엇갈리는 것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또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TK지역이 역차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TK지역민의 '섭섭한 심정'을 달래는 데 초점을 맞춘 듯 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내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나는 지방자치단체장도 일 잘하는 사람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시민들이 동대구역 등에 나와 반겨준 점을 거론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으로 연호하는데 여기서는 '이명박' 이라고만 한다. 역시 고향에 온 느낌이 다르다"며 고향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날 동대구역과 대구시청 주변에는 700여명의 지역 시민들이 나와 '잘 오이소. 대통령님' '한나라당은 하나다, 싸우지 말고 뭉쳐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이 대통령 내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참석 후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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