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7일 극적으로 정규시즌 2연패를 이뤘다. 모비스는 시즌성적에서는 KT와 동률이었지만, 맞대결 골득실에서 앞서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모비스에는 200㎝가 넘는 장신이 한 명도 없다. 센터 던스톤의 키도 198㎝에 불과하다. KT도 거구 나이젤 딕슨을 영입했지만 팀 특성에 적응하지 못하자 딕슨을 식스맨으로 돌리고, 포워드라인으로 승부를 걸었다. 모비스나 KT나 높이가 아닌 조직력으로 1,2위를 일군 것이다.
농구에서 신장의 우위는 절대적이다. 높이가 우세하거나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팀들을 제치고 모비스와 KT가 1,2위를 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하다. 한편으로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다른 팀들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두 팀의 선전은 한마디로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경기가 그렇겠지만 조직력을 중시하는 농구에서는 특히 감독의 역량이 크다. 모비스와 KT는 유기적인 수비와 공격으로 약점을 극복했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려면 당연히 체력소모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두 팀은 운동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혹독한 체력훈련 앞에 팀원 중 어느 누구도 열외가 없다는 것은 중요한 대목이다.
외국인선수를 다루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선수가 기록을 의식해서 개인플레이에 치중한다면 가차없이 제동을 걸었다. 개인기보다는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전창진 KT 감독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특히 유 감독은 무명선수를 잘 키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시즌에는 김현중(LG)을 임대해서 주전으로 활용하더니, 이번 시즌에는 삼성에서 박종천을 영입해서 특급 식스맨으로 성장시켰다.
두 감독에게 남은 숙제는 플레이오프다. 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과는 다르다. 특히 모비스나 KT가 다른 팀들에 비해 전력적으로 크게 앞선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의 성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모비스와 KT가 정규시즌의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전 SK · 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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