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함지훈(26ㆍ198㎝)은 평범했다. 함지훈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함지훈은 중앙대 시절 센터 겸 포워드로 눈길을 끌었지만 드래프트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센터치고는 키가 작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모비스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 함지훈에게는 행운이었다. 2006~07시즌 통합우승을 이룬 모비스는 양동근 김동우 등 젊은 선수 대부분을 군대에 보냈다. 모비스는 2007~08시즌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리빌딩에 주력했다.
유재학(47) 모비스 감독은 신인 함지훈에게 풀 타임을 보장하면서 기회를 줬고, 함지훈은 38경기에 출전해서 평균 16.08점 5.84리바운드 3.24어시스트라는 빼어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함지훈에게 모비스는 기회의 땅이었다.
2년차이던 지난해 팀의 기둥으로 성장한 함지훈은 올핸 '프로농구 대표선수'로 발돋움했다. 함지훈은 52경기에 출전, 평균 35분37초를 뛰며 14.8점(13위) 6.9리바운드(10위) 4어시스트(9위)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2연패에 앞장섰다.
그런 함지훈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80표 가운데 72표를 받은 함지훈이 6표에 그친 문태영(LG)을 따돌리고 MVP가 됐다고 8일 발표했다.
수상 후 함지훈은 "MVP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 지난해엔 정규시즌 우승을 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는데 올해는 다르다. 단신 팀이라는 약점만 극복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승하고 나서 군대에 가겠다"고 밝혔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은 80표 중 73표를 얻은 전자랜드 가드 박성진(24)이 받았다. 지난해 중앙대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박성진은 평균 8점 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체 1순위 선수가 신인왕에 오른 것은 박성진이 7번째.
지난해 꼴찌였던 팀을 2위로 끌어올린 전창진 KT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고, 베스트 5에는 양동근 함지훈(이상 모비스) 하승진 전태풍(이상 KCC) 문태영이 선정됐다. 전 감독은 최초로 감독상 4회 수상을 기록했다.
모비스 박종천은 기량발전상과 우수후보선수상을 휩쓸었고, 이성구 기념상은 윤호영(동부)과 브라이언 던스톤(모비스)이 받았다. 수비 5걸에는 이정석(삼성) 황진원(KT&G) 김주성(동부) 이현호(전자랜드) 던스톤이 뽑혔고 KT는 스포츠 마케팅상을 수상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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