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기선행지수는 예상대로 하락 반전했고 기업 실적 전망치도 고점을 찍고 내려앉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가 1월말 이후 1,60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주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은 서비스업지수 등 경기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도 미국 고용지표 호전이 예상되고 있어, 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1,630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증시 상승에 기대를 걸어보게 하는 재료들로는 다음 3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첫째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약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에는 경제 위기 속에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거의 유일한 소비 주체였지만, 최근 미국의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들이 지난해 이뤄진 정부 주도 경기 부양의 후유증을 앓고는 있지만, 미국의 소비가 회복된다면 글로벌 경제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더블 딥에 대한 우려도 약해질 것이다.
둘째,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절상 압박을 무시해 왔으나, 미국 등의 소비 개선으로 중국의 수출이 늘어난다면 위안화를 완만한 속도로 절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위안화 절상 기대는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자산 가격에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고, 특히 중국을 보고 한국을 사는 외국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별로는 대 중국 수출 경쟁력이 향상되는 철강 등 소재와 중국의 소비여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정보기술(IT) 등이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셋째,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할수록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완화되면서, 중소형주의 선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승장에서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국내 시장은 그렇지 못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외국인 주도로 시장이 상승하다 보니 중소형주가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위험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한국의 선전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중소형주의 선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잠복한 악재도 만만치는 않다. 경기가 완연한 확장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각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여전하다. 시장은 본격 랠리보다 양호한 수급과 불확실성 완화에 기댄 반등의 연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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