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 달 이상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에 갇혀 움직이면서 투자전문가인 펀드매니저도 고전하고 있다. 부진한 주가가 펀드 운용 성과에도 그대로 반영되면서, 3일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한달간 수익률은 0.5%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안정적 수익관리가 용이하는 측면에서 주가 변동에 따라 주식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자동분할매매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분할매매펀드는 주가가 떨어질 때는 주식을 자동으로 조금씩 사들여 비중을 늘리고 주가가 상승할 때는 나눠서 매도해서 차익을 쌓는 펀드. 쉽게 말해 펀드 이름에 '오토', '시스템', '분할매매', '변동성매매'와 같은 용어가 포함된 상품들이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웰스케어센터 차장은 8일 "주가가 일정 수익률 이상 상승하는 시기를 제외하면,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하락할 때에는 자동분할매매펀드가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주가가 횡보하면서도 변동성이 커서 수익관리가 쉽지 않을 때에는 자동분할매매펀드가 투자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실제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9~10월 코스피지수가 36.97%나 빠지는 동안 주식혼합형 자동분할매매펀드는 그보다 6%포인트 낮은 30.70% 손실을 내는데 그쳤고, 지난해 9월22일(1,718.88)~올 1월21일(1,722.01) 기간에는 코스피(0.18%)의 7배인 1.24% 수익률을 냈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24.73% 오른 지난해 7~9월에는 수익률이 12.78%로 시장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주가 상승기에는 부진한 편이지만, 횡보 장세나 하락장에서는 수익 관리에 제격인 셈이다.
지난해부터 펀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품 구색도 다양해졌다. 주식형 자동분할매매펀드는 2009년 한해 10개 상품이 신규 출시됐고, 설정액도 2008년 1,669억원에서 올 2월에는 2,614억원으로 불어났다. 가치주, 그룹주를 주로 담는 테마형과 중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해외국가펀드도 등장했다.
임 차장은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때 수익이 부진한 것은 단점"이라며 "증시 보합권에서 수익을 내고 싶거나 포트폴리오 위험 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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