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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신입사원은 교육도 튀네…기업들 이색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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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신입사원은 교육도 튀네…기업들 이색 훈련

입력
2010.03.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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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외출이니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얇고 넓은 빵에 야채와 고기를 싸서 타코처럼 말아 먹는 스페인식 토르티아를 내 놓으면 분명히 인기를 끌거야."

"아냐, 많이 걷다 보면 아무래도 우리 음식이 땡길 수 밖에 없어. 온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을 준비하고 식욕을 돋우는 향신료인 사프란을 얹으면 대박이 날거야."

올해초 입사한 삼성에버랜드 새내기 직원 41명이 최근 나눈 대화의 일부다. 이들이 이런 논쟁을 벌인 건 에버랜드안의 레스토랑 '베네치아'를 이틀 동안 직접 경영해 보라는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 메뉴 선택부터 식재료 구매는 물론, 조리, 인테리어, 서빙, 정산까지 신입사원들이 직접 결정하고 실행토록 한 것이다. 톡톡 튀는 신세대 신입사원들에 맞춰 기업들의 신입 사원 교육 문화도 달라지고 있는 사례이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신입사원들이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이를 위해 신입사원들은 조리 아카데미에서 야채 썰기부터 그릇 정리까지 음식 조리의 전 과정을 실습했고, 요리도구와 식자재를 관리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법규를 지키기 위해서 보건증도 전원이 받았다. 이런 과정에서 각 사업부의 전문가 22명이 멘토로 참여, 신입사원들과 자연스런 스킨십을 형성했다. 신입사원들은 이를 통해 자연스레 E&A(빌딩 자산관리, 에너지, 조경), 푸드컬처(전문급식, 식자재 유통), 리조트(테마파크, 고객서비스) 등의 에버랜드 전 사업 부문을 체험했다.

두 팀으로 나뉘어 펼쳐진 경쟁은 2일 선배 임직원을 상대로 한 사전 리허설을 거쳐 3일 실제 손님들을 대상으로 이어졌다. 4일엔 판매수익금으로 인근 지역 노인들을 초청, 요리를 제공한 뒤 공연 등도 펼쳤다. 윤나래(여ㆍ26) 주임은 "강의실에 앉아 일방적인 내용만을 주입받는 신입사원 교육이 아니라 직접 부딪히고 발로 뛰며 회사의 다양한 부문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며 "동기들은 물론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아예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의 일부로 무인도 한계 극복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신입사원 50명을 1~3일 서해의 무인도인 사승봉도에 풀어 놓고 스스로 잠잘 곳을 마련하고, 먹거리를 구하면서 생존토록 한 것. 신입사원들은 6개 팀으로 나눠 팀 별로 숙영지 구축, 생존물품 확보 및 취사, 백사장 극기 훈련, 조난 및 구조요청 훈련 등과 함께 마지막 날에는 각 팀이 직접 제작한 뗏목으로 도하 훈련까지 했다.

SK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이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하는 팀워크과 올해 SK의 화두인 '파부침주'(破釜沈舟ㆍ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로 죽을 각오로 싸움에 임한다는 뜻)의 정신을 체험토록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비가 오고 기온까지 떨어지는 악천후 속 에서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행사가 무사히 끝났다"고 말했다.

샘표간장으로 유명한 샘표식품은 "먼저 요리를 알아야 주부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박진선 사장의 지론에 따라 신입사원 후보를 상대로 요리면접을 보고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선발한 신입사원들에게 길거리에서 회사 제품을 직접 판매해 비용을 마련하게 한 뒤, 제주도를 다녀오는 오리엔테이션 '제품팔아 제주도가기'를 실시했다. 회사 관계자는"톡톡 튀는 신세대들이 창의성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가 신입사원 교육을 영어로 진행하고, 현대건설은 신입사원들이 서울대 인문학 과정(AFP)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마다 이색 신입사원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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