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화폐개혁 이후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최근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쌀 등 주요 생필품 가격도 함께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3일 현재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이 1kg에 1,100원, 회령시 장마당에서는 1,000원으로 갑자기 올랐다”고 전했다.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도 “평북 신의주 지역에서 지난달 말 ㎏당 400원대였던 쌀값이 이달 2일에 800원, 3일에는 1,000원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당 20원 정도였던 화폐개혁 직후와 비교하면 석 달 새 50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쌀값 폭등은 미 달러나 중국 위안에 대한 북한 돈의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에 따르면 2월 말 북한 암시장에서 미화 1달러는 북한 돈 1,200원 정도와 교환됐는데 3일 현재 2,100∼2,500원까지 100% 가량 환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돈 1위안도 지난달 25일 80원에서 1일에는 270원으로 급상승했다. 결국 북한 화폐 가치가 급락하면서 생필품 등을 비롯한 전체적인 물가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평양에서조차 생필품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RFA는 이날 미국인 여행자들의 말을 인용, “평양시내 시장과 상점이 대부분 닫혀 있고 문을 열어놓은 곳에도 물건이 거의 없었다”면서 “평양의 경제활동이 거의 마비돼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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