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대학들의 전·현직 총학생회가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채 삐걱대고 있다. 횡령의혹과 기업후원을 둘러싼 거짓해명 등 학생대표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불미스런 내용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학생회비 횡령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현 총학생회가 전 총학생회로부터 지난해 12월1일 넘겨받은 총학생회비 통장의 잔고가 마이너스 778만원이어서 사용처 확인에 나서면서 횡령 문제가 불거졌다. 더욱이 이를 해명해야 할 전 총학생회장마저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다.
지난해 9월 2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때만 해도 총학생회비 통장 잔고는 1,373만여원. 이후 두달여간 2,000여만원이 빠져나가면서 마이너스 778만원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 총학생회는 전 총학생회에 회계자료를 요청했지만 영수증을 보관한 전 총학생회장 이모씨가 자취를 감춰 사실확인을 못하고 있다.
현 총학생회 관계자는 " 전 회장이 있어야 사태경위를 알 수 있지만 지난 1월 중순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2,000여만원 중 778만원은 학교측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전 총학생회 구성원들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마련해 갚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총학생회가 지난달 말 신입생 환영행사의 하나로 재료비 7만원을 내면 고객이 원하는 커플링을 만들어주는 반지 제작업체 행사를 소개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20명 이상 모집하는 사람에게 아이팟 터치 1개를 선물로 준다는 업체의 이벤트 내용을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아 '총학이 이벤트를 핑계로 아이팟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총학생회의 자체조사 결과 총학생회장 한 모씨는 애초 " 아이팟 증정 사실은 몰랐다"고 거짓 해명한 데다 자신의 통장에 총학생회 지원비 300만원을 보관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일이 커졌다.
최씨는 결국 지난달 28일 학내 게시판에 "아이팟 증정은 알고 있었지만 신입생 새터(오리엔테이션)에서 경품으로 주려 했다. 죄송하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학생들 반응은 차갑다. 학생들은 댓글을 통해 "단체 돈은 무조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나", "학생 대표기구라면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춰야 하는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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