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경제도 한국을 배우자!"
일본이 한국 배우기에 본격 나섰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 일본 스포츠 당국은 전문가를 한국에 급파해 선수 육성 시스템을 둘러보게 할 예정이다. 여기에 일본 최대의 경제신문은 나날이 경쟁력을 드높이고 있는 한국 기업을 본받자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 스포츠청소년국 소속 심의관을 비롯한 공무원 5명이 10일 서울을 방문해 한국 스포츠 체계 전반을 견학할 예정이다. 이들은 태릉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교,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등을 2박3일 일정으로 둘러본다. 그 동안 한국과 일본의 종목별 스포츠 교류는 빈번하게 이뤄졌지만 일본이 정부차원에서 공무원을 직접 파견해 한국 배우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일본이 이처럼 한국 스포츠에 대한 벤치마킹에 나선 것은 최근 올림픽에서 한국과 중국에 잇따라 뒤쳐지는데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 6개, 중국이 금메달 5개로 각각 종합 5위, 7위에 올라 빙상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데 반해 일본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메달 없이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 종합 20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4일 사설 면 전체를 할애하는 '통사설'을 통해 일본 기업은 불황을 도리어 기회로 삼아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한국 기업을 교훈으로 삼자고 촉구했다. 그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 경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던 터라, 사설을 통해 대대적으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신문은 '세계에서 약진하는 한국기업으로부터 배우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요인에 대해 ▦불황 속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한 점 ▦고부가 가치 상품을 공략한 점 ▦선진국에서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린 점 등을 들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의 신흥 시장 개발을 높이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인구가 일본의 절반 정도인데다 경제 규모가 5분의 1 수준인 한국으로서는 해외 시장 확보가 지속 성장의 관건일 것이라고 우선 분석했다. 뒤이어 이 신문은 "일본 역시 인구가 줄어 내수 시장이 줄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 시장에만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한국 기업처럼 해외로 자원을 배분하는 경영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