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마르는 안구건조증을 부비동의 한 부위인 '사골동'에 침을 놓아 치료할 수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코 안쪽에는 4쌍의 부비동(상악동 사골동 전두동 접형동)이 있는데 이 가운데 코와 눈 사이에 위치한 사골동은 4~17개의 벌집 모양으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사골미로'라고도 한다.
이비인후과 질환 전문 한의원인 두이비안한의원의 이우정 원장은 지난달 26~28일 일본 치바시에서 열린 제15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사골동의 침 치료를 통한 안구건조증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9월 두이비안한의원을 찾은 안구건조증 환자 42명(증상이 생긴 지 1년 이내 12명, 1~3년 16명, 3년 이상 14명)에게 입 천장을 통해 사골동에 침을 이틀에 한 번 정도 20회 이상 시술하고, 신체 윗부분의 열을 식히는 한약인 '청상견통탕'을 먹였다. 그 결과, 안구건조증에 걸린 지 1년 이내인 환자와 1~3년이 된 환자는 증상이 모두 호전됐고, 증상이 3년을 넘기 환자도 50% 정도가 증상이 좋아졌다.
이 같은 치료를 위해 이 원장은 인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20% 가량을 쓰는 머리에 열이 많이 발생하며, 특히 눈의 망막에 가장 많이 생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망막 등 눈 주위에서 생기는 열은 눈의 뒤쪽에 있는 부비동 특히 사골동이라는 공간을 통과하는 공기에 의해 식혀진다는 것이 이 원장의 주장이다. 즉, 사람이 호흡을 하면서 공기가 사골동을 통과하는데 이 공기가 망막 등에서 생긴 열을 식힌다는 것이다. 사골동의 공간은 그리 넓지 않지만 칸막이가 많아서 열 교환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눈의 열을 쉽게 내려준다고 한다.
이 원장은 "두뇌에서 생긴 열을 식히는 부비동 특히 사골동의 빈 공간에 염증이 생겨 막히거나 좁아지면 공기 흐름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안구건조증과 축농증, 코골이, 중이염, 메니에르병, 탈모, 수면장애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원장은 "입 천장을 통해 침을 놓아 막히거나 좁아진 사골동의 공간을 넓혀 안구건조증과 축농증 등을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일반 의학에서는 눈이 마르는 것은 눈물의 분비량이 적어지거나 양이 적당해도 과도하게 증발해버리기 때문으로 본다. 따라서 치료는 눈물을 보충하거나 눈물이 눈물관으로 흘러내려가지 않게 눈물관을 막아주는 시술로 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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