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부 암살사건과 관련 두바이 경찰이 이스라엘총리에 대해 체포영장 신청했다. 실제 체포가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스라엘의 전통 우방들도 이번만큼은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공개적 모욕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미국 연방수사국은 두바이 경찰의 요청에 따라 이스라엘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3일 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다히 칼판 타민 두바이 경찰청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메이르 다간 국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두바이 검찰에 신청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월 초 다간 국장에게서 암살계획 보고를 받고 "여러분을 믿는다, 행운을 빈다"고 암살작전을 최종 승인했다는 영국 더 타임스의 보도로 파문이 일었었다.
두바이 경찰은 이날 1월 19일 두바이 한 호텔에서 하마스 간부 마무드 알 마부를 암살한 용의자 27명이 이스라엘과 연관돼 있다는 주요한 증거들을 공개했다.
우선 위조여권을 사용한 27명 중 13명이 비행기표와 호텔비용을 지불하는데 직불카드를 사용했는데, 미 오하이오주의 메타뱅크에서 발행한 것이었다.
'페이오니어(Payoneer)'라는 회사가 메타뱅크 고객들의 선불을 받아서 예치하는 역할을 했으며, 페이오니어의 대표는 이스라엘 국적의 유발 탈 이었다. 유발 탈은 2006년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전 이스라엘 특공대원이라고 소개하며, "레바논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지지 않는다"고 말했던 인물이라고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지가 보도했다. 페이오니어의 주요 투자자도 이스라엘 군정보기관에서 6년간 근무한 인물로 확인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두바이 경찰의 요청을 받고 이스라엘 연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직불카드 부분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용의자 대부분은 이스라엘에 있지만, 2명은 미국에 있으며, 용의자 중 1명의 유전자(DNA) 샘플을 두바이 경찰이 확보했다.
이스라엘은 암살 사건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핵이나 영토 문제에 있어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었던 우방들도 자국 여권이 위조돼 암살에 사용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누구도 이스라엘 편을 들지 않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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