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사업과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박주원(52) 경기 안산시장이 구속됐다.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처음 기초단체장을 지낸 명성이 '친정'인 검찰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모양새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송삼현)는 2일 안산시 사동 90블록 복합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박 시장을 구속했다. 전기철 수원지법 영장전담 판사는"뇌물 액수가 크고, 뇌물을 준 쪽의 진술이 구체적인 데다 알리바이 조작 가능성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박 시장은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다. 비리 혐의로 구속된 경기 도내 현직 기초단체장은 노재영(59) 군포시장과 이기하(45) 오산시장을 비롯해 3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복합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2007년 4월과 6월 2차례에 걸쳐 D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모두 1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에는 D사 자회사인 D건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선정됐고, 시는 2008년 3월 컨소시엄과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돈을 줬다는 일시에 그 장소에 간 사실이 없고, 당시 청사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것이 시 전산 시스템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법원이 명확히 판단해 줄 것"이라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박 시장은 검찰 일반직 9급으로 출발해 24년간 수사관으로 재직하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서울지검 특수부, 대검 중수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 등에서 일했고, 한때 수원지검 특수부에도 몸담았다.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윤갑근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는 2004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도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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