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술을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이 정명훈ㆍ금난새ㆍ조수미 씨 등 나라를 빛낸 유명 예술인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언어와 폭넓은 인문 교양을 함께 쌓아야 합니다."
올해 문을 연 계원예술학교(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의 김명규 교장은 2일 이렇게 강조했다.
중학교 과정인 계원예술학교는 다른 예술계통 학교와 운영 방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외국어 및 인문사회 교육을 특히 강화한게 특징이다.
전과목을 영어로 진행한다. 국어 역사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과목의 교사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
'전과목 영어수업'이라는 파격적 카드를 내놓는데 대해 부정적 시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각계 교수와 원로 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설립 자문위원회에서도 "영어몰입식 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학교 측은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외국어와 인문 교양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논리로 영어수업을 택했다.
개교 전 2개월여 동안 진행된 예비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영어 실력에 따라 반편성을 했고, 교사들이 학생들 수준에 맞춰 지도한 덕분에 수업 진행에 무리가 없다는 게 학교 측 평가다. 특히 정규 수업 외에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 실력이 뒤처지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보충 영어교육도 이어지고 있다.
계원예술학교는 계원예술고 계원디자인예술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계원학원이 설립했다. 계원학원은 계원예술학교의 개교로 중ㆍ고교와 대학을 잇는 단계별 교육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 학교는 올해 음악ㆍ미술ㆍ무용 전공 신입생 142명을 선발했다. 올 입시에선 2.7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는 실기와 면접으로 진행됐고 면접에서는 토익, 토플, 텝스 등 영어 시험 성적 점수에 따라 가산점을 줬다.
계원예술학교는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음악 미술 무용 등 전공 심화 교육은 물론 국영수 주요 학과목 보충학습 프로그램도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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