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지난달 27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인해 지구의 자전축이 움직이고, 자전속도도 빨라져 하루 길이가 1.26마이크로초(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같은 측정결과를 2일 발표했다. NASA의 리차드 그로스 박사가 자체시스템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속도는 하루에 1.26마이크로초 빨라졌으며, 자전축도 7.62cm 움직였다. 2004년 발생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인근 대지진(규모 9.1) 때도 자전축이 약 7cm 움직였으며, 지구 자전속도가 하루에 6.8마이크로초 빨라졌다.
그로스 박사는 칠레 지진의 충격은 수마트라 지진 때 보다 약했지만, 적도 인근에 있던 수마트라보다 지구 자전축에 근접한 곳에서 발생했고 밀도가 높은 단층을 지축 가까이로 밀어 넣으면서 지축이 더 많이 움직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밝혔다. 강력한 지진은 지표 밑의 암석들을 재배치하면서 지구밀도에 변화를 일으켜 자전속도에 변화를 주고, 자전축도 흔들리게 한다. 피겨스케이터가 회전을 하면서 양팔을 벌릴 때보다 가슴에 모을 때 회전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전축이 움직이면 지역별로 받는 태양에너지 양이 변해 기후변화가 생긴다. 이번 변화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서도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미세하기는 하지만, 파급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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