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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녹인 피겨퀸 '뜨거운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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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녹인 피겨퀸 '뜨거운 귀향'

입력
2010.03.0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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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의 영웅들'이 돌아왔다. 장시간의 비행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신세대다운 톡톡 튀는 선수들의 표정이 부담 없이 올림픽을 즐긴 밴쿠버의 영웅다웠다.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성적(5위)을 올린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이 금의환향했다. KE072편으로 밴쿠버를 출발한 선수단은 2일 오후 4시57분 인천공항을 통해 팬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입국했다.

기내에서 대한항공이 마련해 준 조촐한 환영행사를 가진 선수단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속속 등장했다. '피겨 여제' 김연아(20∙고려대)가 태극기를 들고 선두에 선 가운데 남자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21∙단국대)와 사상 첫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 동반 금메달에 빛나는 모태범, 이상화(이상 21∙이상 한국체대) 등 보기만 해도 자랑스러운 선수들이 한 명씩 입국장을 빠져나올 때마다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귀국환영에 나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과 박성인 선수단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선수단은 간단한 사진촬영을 마친 뒤 2층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피겨퀸' 김연아에게 쏠렸다. 한국 피겨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환영과 축하에 감사한다. 모든 분들의 응원 덕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서 "밴쿠버에 늦게 도착했지만, TV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자랑스러웠다. 나도 보탬이 된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김연아에게 '트리플 악셀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다. 아직 얘기가 안됐다. 지금 보여드리는 기술적인 수준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이라고 한 발짝 물러섰다.

또 털털한 성격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상화는 "한국에 오니까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뜨거운 환영에 감사 드린다"면서 '빙판의 신세경'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나도 나만의 매력이 있나 보다"는 거리낌 없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귀국하면 모태범과 함께 길거리를 누비고 싶다는 이승훈(22ㆍ한국체대)은 "한국에 도착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선수단을 맞아주는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며 "(모)태범이와 조만간 추진할 계획"이라 말했다.

시상식에서 익살맞은 춤을 선보이며 네티즌의 스타로 떠오른 쇼트트랙 5,000m 계주 은메달리스트 곽윤기(21∙연세대)도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쇼트트랙도 뭔가 보여 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곽윤기 이름 석자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해 신세대다운 당당함을 나타냈다.

이날 입국장에는 취재진 300여명과 입국 시간을 알고 일찍부터 진을 친 팬들 200여명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향하는 복도에도 공항 관계자들이 주를 이룬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쾌거로 단단히 유명세를 치른 선수단은 3일 오전 9시30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해단식을 가진 뒤 곧장 청와대로 이동,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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