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완벽했다. 점프는 사뿐했고, 회전은 환상적이었으며, 춤은 우아했고, 연기는 매혹적이었다. "무결점"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위대한 연기"라는 외신들의 찬사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쇼트(78.50점)와 프리(150.06점), 종합(228.56점)에서 프리 스케이팅의 최고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점수가 말해준다.
김연아는 어떤 한계나 이변, 징크스도 허용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무서운 적인 자신을 뛰어넘었고, 역전을 노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압도했다. 미셸 콴(미국)처럼 세계 1인자이면서도 올림픽 정상에 서지 못한 비운의 스타이기를 거부하고, 여자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선수권대회, 동계올림픽 우승이라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꿈을 버리지 않았고, 14년 동안 부상과 좌절을 뛰어넘는 열정과 투지와 자신감으로 꿈을 키웠고, 피나는 연습과 훈련과 뛰어난 스승에 대한 신뢰로 꿈을 이루었다. 그 꿈을 고통이 아닌 자신의 즐거움으로 만든 올림픽 금메달은 완벽하게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따낸 메달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지만, 특히 김연아의 금메달이 값지고 커 보이는 이유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100년, 동계올림픽 출전 42년의 새로운 역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피겨스케이팅의 높은 상업성으로 얻을 경제효과가 엄청나서도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었다. 국민 모두가 그의 금메달을 간절히 바랐던 것도, 완벽한 승리에 유난히 가슴 뿌듯해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김연아야말로 스포츠가 국가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 그의 금메달은 어떤 외교나 홍보보다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었다. 첫 올림픽 출전에서 13위를 차지한 김연아 장학생인 후배 곽민정과 '김연아 키즈'는 물론 꿈에 도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피겨 퀸' 김연아가 대한민국의 딸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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