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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의 '김연아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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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의 '김연아 따라잡기'

입력
2010.03.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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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 영웅에서 전세계 스포츠 아이콘으로 부상한 김연아. 그에 대한 인기는 자국 선수단의 메달 획득 소식으로만 떠들썩했던 '만리장성'중국에서도 이례적으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밴쿠버에서 보인 중국의 굴기

중국 베이징의 신징바오(新京報)와 베이징칭녠바오(靑年報) 등은 27일자 주말판에서"김연아, 한국 피겨 역사 100년의 주저우(詛呪:저주)를 풀다","한국의 삥상궁주(氷上公主:빙상여왕) 세계를 매혹시키다"등의 제목과 함께 전면을 할애해 김연아 특집을 다뤘다. 그러나 김연아에 대한 찬사와 한국에 대한 부러움, 그 이면에는 중국 피겨 스케이팅계에 대한 자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넘쳐 난다.'13억4,000만명의 중국인 속에 피겨 여왕은 과연 어디 있느냐'라는 불만과 갈구에 찬 탄식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왕멍(王蒙)을 앞세워 한국의 아성을 깨고 여자 쇼트트랙 4개 전 종목을 석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 나라가 전 종목을 석권하기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이 '굴기(崛起:떨치고 우뚝 솟음)'하는 중국의 기세에 밀려 과거 한국의 금메달 밭이던 여자 쇼트트랙의 주도권은 한동안'만리장성'을 넘기 힘들 지경이다. 중국은 또 전통적으로 러시아의 금메달 주 종목으로 꼽혀온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얼빈(哈尔濱) 출신 부부인 션쉐(申雪)ㆍ자오훙붜(趙宏博)조는 중국에 역대 피겨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고, 팡칭(龐淸)ㆍ퉁젠(佟健 )조도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새 피겨 강국으로서 중국의 등극을 세계에 각인 시켰다.

그러다 보니 중국으로서는 자연스럽게 한국 피겨여왕 김연아를 바라보는 눈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시샘에 가까운 부러움 속에'우리에겐 왜 김연아가 없는가'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의 '김연아 따라잡기'는 이미 2년 전부터 시작됐다.

조직적 훈련으로 8년 후 기약

중국 전역에는 20여 개의 피겨스케이트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 창춘(長春)과 하얼빈 등 동북도시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들 클럽엔 프로ㆍ아마추어선수들이 2만 명을 넘는다. 우리나라 피겨 인구를 수 십 배 웃돈다. 이들은 대부분 유소년시절부터 스케이트를 시작, 중국 국가대표를 목표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2008년부터 중국 국가대표 예비군을 대폭 늘리고, 전국에서 12~14세의 어린 꿈나무들을 선발해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전지훈련을 보내는 등 피겨유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연아 행로'를 착실하게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미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해외파 피겨 꿈나무들은 지난해 열린 중국 전국체전에 참가, 2,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세계 여자 쇼트트랙과 피겨 페어 종목을 석권한 중국의 꿈은 이제 '김연아 따라잡기'에 올인 할 태세다.

중국 피겨대표팀 왕위민(王玉民) 감독은 "이들 꿈나무는 해외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훈련을 받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김연아와 같은 피겨여왕이 탄생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김연아 따라잡기'프로젝트는 이들 꿈나무가 김연아 나이(20세)가 될 8년 후를 기약하고 있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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