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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크라머 '코치 잘못' 포용/ 실격패 하루만에 화해 "헤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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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크라머 '코치 잘못' 포용/ 실격패 하루만에 화해 "헤어질 수 없다"

입력
2010.03.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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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벤 크라머(24ㆍ네덜란드)가 금메달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든 게라드 켐케스 코치를 포용하는 통 큰 모습을 보였다.

크라머는 24일(한국시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켐케스 코치의 잘못된 지시로 인코스를 중복해서 타는 실수를 저질러 가장 좋은 기록을 세우고도 실격됐다.

5,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환호했던 크라머와 켐케스 코치의 관계는 어이없는 실수로 파국을 맞는 듯 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 실격 사실을 알고 고글을 벗어 던지고 레인 마크를 걷어차는 등 신경질적인반응을 보인 크라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최고의 경기를 펼치고도 실격했다. 결과적인 책임은 나에게 있지만 코치에게 화가 난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순간의 판단 착오로 제자의 올림픽 2관왕을 무산시킨 켐케스 코치는 "모든 것이 내 책임이다.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회한의 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돌이키기 어려울 것 같던 두 사람의 관계는 하루 만에 회복됐다. 크라머가 지난 일을 묻어 두고 자신을 이끌어준 켐케스 코치와의 인연을 이어가기로 결정한 것.

AP통신에 따르면 팀 추월 경기를 위해 25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 나타난 크라머는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고 "그만한 일로 누군가 헤어질 수는 없다"며 켐케스 코치와 계속 호흡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화를 재개하기 쉽지 않았지만 결국 문제에서 빠져 나왔다. 나는 오래도록 화를 내는 스타일의 사람이 아니다"고 켐케스 코치와 화해했다고 말했다.

크라머는 2005년부터 켐케스 코치의 지도를 받았고 세계선수권에서 세 차례, 유럽선수권에서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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