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리면 도시는 화려한 불빛으로 아름답게 치장을 한다. 빌딩마다 환하게 켜진 형광등불에 사람들은 끝내지 못한 업무를 마무리하고 혹시 있을 만약의 사태에 대기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소기업체에 근무하는 오모씨(48)는 " 야근을 하고 나면 온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는 한마디로 '살인적'이라고 얘기할 만하다. 실제로 매년 수백명의 근로자들이 과로사로 숨진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과로사로 분류할 만한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사람은 2005년 608명, 2006년 565명, 2007년 514명이었다.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을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다는 분석도 있다.사실 한국의 노동시간은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연평균 2,316시간(2007년 기준)으로 '세계 최장 근로시간 국가'라는 부끄러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근로시간인 1,768시간보다 500여시간 많다. 게다가 근로 시간은 가장 길지만 생산성은 선진국의 65% 수준인 비효율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후진적인 한국의 야근 문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제 바꿔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업무에 대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양육 시간이 부족한 점을 보완해 출산율을 높이고 또한 개인의 과도한 근무시간을 분담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올 하반기부터 일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연근무제'실시로 주3,4일 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기업도 비생산적인 야근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
어둠이 내리면 가정마다 행복한 불빛이 환하게 비치고 식탁 전등불 아래 아이의 웃음소리가 늦은 시간까지 들리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글 홍인기 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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