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강제병합 100년인 올해 전통검도에 대한 인식과 대우도 달라져야 합니다."
아마추어 동호인이 우리 고유의 검도 바로 알리기에 손을 걷어붙이고 있다. 일본 검도(Kendo)의 아류로 여겨져 제도적으로나 국민의 인식에서나 천대받는 전통검도의 위상을 바로 잡고 정체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달 초 결성된 우리검도 바로 알기 운동본부의 동호인들이 그 주인공. 전문 검도인이 아닌 교사, 회사원, 대학생 등 직업이 각양각색인 순수 아마추어 수련생들이다. 3년전 해동검도를 배우기 시작한 생태여행 강사인 김태연(37ㆍ여)씨가 자신이 다니던 도장 수련생에게 제안해 만들어진 뒤 해동, 화랑검도 수련생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두 달 남짓된 동호회 결성에도 불구하고 활동은 다각적이다. 이들은 일본 검도연맹 홈페이지, 해외서적 등을 번역해 한국의 검도와 일본 켄도의 차이점, 전통검술의 우수성 등을 네티즌과 시민에게 홍보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각자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쁜 시간을 쪼개야 했고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일이라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았다. 3ㆍ1절을 앞둔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시험에 전통검도 유단자에게 가산점을 줄 것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제도적으로 전통검도의 위상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다. 대한체육회에는 경기단체 가입도 청원하고 있다.
사실 전통검도와 일본검도는 검법은 물론 역사성과 철학에서도 다르다. 이들에 따르면 사무라이 정신이 바탕인 일본 검도는 도(刀)와 호구, 갑옷을 갖추고 상대를 치거나 찌르는 격투경기인 반면 우리 검도는 자신을 방어하고 호연지기를 기르는데 목적이 있다.
삼국시대 이전에 태동해 해동, 화랑검도 등 모두 24개의 전통검법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 강점을 거치면서 전통검도가 제도적 보급에 나선 일본 검도의 아류로 전락했고 국민 인식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동호회 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태연씨는 "전통검도를 '칼 싸움'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고, 체육단체에도 가입이 차단되는 등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통검도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인식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은성 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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