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특수’에 따른 유ㆍ무형의 파급 효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피겨 퀸’ 김연아 선수를 포함해 쇼트트랙 및 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잇따른 금메달 획득에 힘입어 각 업체들은 매출 확대와 더불어 홍보 및 광고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림픽 대표 브랜드로서 위상을 크게 높여가는 업체는 삼성전자. 1997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후원 계약을 체결, 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공식 후원사로 참여 중인 삼성전자는 이번 대회까지 모두 7차례(동ㆍ하계 대회 포함) 연속 올림픽 스폰서로 참가하고 있다. 올림픽 후원을 통해 삼성전자 브랜드는 가전 중심 이미지에서 탈피,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최첨단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조사 결과,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순위권 밖에 머물렀던 99년 31억달러에서 지난해 세계 19위인 175억2,000만달러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도 1,665만대에서 2억2,700만대로 10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또 자사의 휴대폰과 에어컨 모델로 활약 중인 김연아 선수의 밴쿠버올림픽 피겨여왕 등극을 축하기 위해, 김 선수와의 팬미팅 등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계 올림픽까지 IOC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유통업계도 올림픽 특수에 따른 수혜를 얻고 있다. 김 선수가 역대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김 선수와 관련된 패션 아이템들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김 선수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는 이달 들어 매출 신장률이 20% 이상 높아졌다. 이 브랜드는 동계올림픽을 맞아 김 선수를 모델로 쓴 귀걸이를 한정 판매하고 있고 김연아의 사인을 새긴 팔찌도 출시했다. 현대백화점도 이 브랜드의 매출이 이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양상이다. 김 선수가 경기에 착용하고 나온 제품인 ‘티아라 귀걸이’의 경우, 1년 전에는 하루 3∼4개 팔리던 것이 최근 하루 평균 7∼8개씩 팔리고 있다.
‘김연아 효과’로 신세계 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있는 스케이트장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300명가량 입장할 수 있는 센텀시티 아이스링크에는 평일 250명, 주말이면 900명의 고객이 몰려 매출 역시 목표치의 150% 수준을 달성했다.
유통업계는 여세를 몰아 김연아 마케팅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내 제이에스티나 매장에서 이달 말까지 김연아가 직접 쓴 에세이인 ‘김연아의 7분 드라마’를 추첨을 통해 200명에게 주는 등 경품 행사로 고객 몰이에 나선다. 이 백화점은 또 다음달 7일까지 김연아를 소재로 한 티셔츠와 곰인형 등을 선보이는 ‘동계올림픽 기념 연아 테디 캐릭터 상품전’을 진행한다.
김 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스포츠 마케팅은 판매실적 향상이란 단기적인 성과 이외에도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상당한 효과를 가져온다”며 “이번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기업은 물론이고 모든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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