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홍성주 전북은행장 후임에 김한(사진) 유클릭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그러나 김 회장은 전북은행 최대주주인 삼양사의 오너 일가인데다, 최근 KB금융지주 사외이사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이해상충'논란이 불거진 바 있어 은행장으로서 적격성 시비가 일고 있다.
전북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25일 회의를 열고 김 회장을 차기 은행장 단독후보로 확정했다. 김 회장은 다음달 19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0대 은행장에 오를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은행장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회장은 삼양사 창업주의 차남인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로 김윤 현 삼양사 회장과는 사촌지간. 삼양사는 유클릭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행장으로 취임할 경우, 그 동안 지방은행 경영에 대주주들이 관여하지 않아 온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은행법에도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은행법은 '해당 은행과 여신거래가 있는 기업과 특수관계에 있는 등 해당 금융기관의 자산운용과 관련해 특정 거래기업 등의 이익을 대변할 우려가 있는 자'는 은행 임원을 맡을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선 "삼양사가 전북은행 대주주이긴 하지만 여신거래가 거의 없어 문제될 것은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김 회장은 KB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국민은행과 IT 시스템 유지ㆍ보수 계약을 맺어 이해상충 논란을 빚었고, 결국 임기를 1년 남긴 채 최근 자진 사퇴했다. KB금융지주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에서도 이 부분이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김 회장의 행장 취임에 앞서 적격성 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종창 금감원장은 최근 국회답변을 통해 "은행법상 행추위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금감원이 심사토록 돼 있다"며 "특수관계인이라도 경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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