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서부 태평양 연안에서 27일(이하 현지 시간) 오전 규모 8.8의 초대형 강진이 발생,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진의 여파로 칠레 연안은 물론, 하와이, 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국에 지진해일(쓰나미)이 밀려와 일부 지역이 피해를 입었지만 28일 오후 일본에서 소멸, 한반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오전 3시 34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서쪽으로 325㎞, 제2 도시 콘셉시온에서는 115㎞ 떨어진 태평양 해상을 진원지로 발생했으며, 진앙 깊이는 59.4㎞였다고 27일 밝혔다. 지진의 위력은 지난 1월 규모 7의 아이티 지진보다 약 800~1,000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AFP등 외신은 칠레 당국의 발표를 인용, "사망자는 300명 이상이며, 피해자는 200만명, 파손 주택은 150만채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해규모는 칠레 국내총생산(GDP)의 10~15%인 150억~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국가 재앙"이라며 전체 15개 주(州) 가운데 6개 주를 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 28일에도 6.1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9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져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진앙 인근 콘셉시온시는 1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곳곳의 도로가 붕괴되는 등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과 통신이 마비됐다. 화재가 발생한 칠란의 교도소에서는 수감자 209명이 탈옥했다. 칠레 주요 항구에 폐쇄 명령이 내려졌고 세계 최대 구리 광산 두 곳과 정유공장 등도 폐쇄됐다.
칠레 해안에서 700㎞ 떨어진 칠레령 로빈슨 크루소 섬에는 쓰나미가 덮쳐 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다.
일본은 27일 오전 오키나와(沖繩) 부근 해역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데다 칠레 강진까지 이어지자 최고 3m의 파고를 예상, 28일 오전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54만 세대에 대피령을 내려 200만명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실제 파고는 1.2m 안팎이었고 홋카이도 일부 항구의 저지대가 침수됐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일본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53개국에 내려졌던 쓰나미 경보는 오후 7시(한국시간)께 해제됐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28일 칠레의 한인 동포 2,240여명이 모두 무사하다면서 신속한 지원방침을 밝혔다. 세계 각국의 지원의사 천명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바첼레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문을 보내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은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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