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5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축하난을 보냈다. 정치적 입장이 워낙 상반돼 지난 2년간 척지고 지내온 두 사람의 관계를 감안하면 의외다. 특히 과거에 야당 대표가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난을 보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 대표가 난을 전달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축하난은 이날 오전 당대표 비서실장인 신학용 의원이 청와대를 방문해 전달했다. 난에는 '축, 취임 2주년. 민주당대표 정세균'이라고 적힌 리본을 달았다.
축하난 아이디어는 당내에서 온건중도파로 분류되는 신 의원이 냈다. 신 의원은 "싸울 때는 확실히 싸우더라도 축하해줄 것은 축하해주자"며 제안했다. 그러나 언뜻 당연한 얘기처럼 들려도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민주당과 청와대의 관계가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미디어법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지난해 취임 1주년 때에는 청와대에 축하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적 입장이 달라도 나라가 잘 되길 기원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대신 축하난을 전달하면서 고언도 함께 전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신 의원은 이날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만나 "이 대통령이 그동안 눈코 뜰 새 없이 고생 많으셨다"고 평가한 뒤 "대통령이 너무 많은 일을 밀어붙여 국민을 정신 없게 만들었다"고 쓴소리를 보탰다. 그는 그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 대통령으로서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힘써달라. 우리도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는 적극 협조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정 실장도 "야당이 너무 반대만 한다. 정치풍토가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도 "한나라당도 야당 시절을 보낸 만큼 지금 민주당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고 화답해 분위기를 살렸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명박 정권은 남은 3년간 제발 국민을 편안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뉴민주당플랜의 사회복지ㆍ보건분야 정책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국내총생산(GDP) 대비 8% 수준인 정부의 사회복지 분야 예산을 장기적으로 2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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