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34ㆍ다롄)이 1년 9개월여 만에 태극 마크를 다시 달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본선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안정환은 25일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3월3일ㆍ영국 런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008년 6월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전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로써 안정환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 꿈에 바짝 다가섰다. 안정환의 코트디부아르전 발탁은 단순한 테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허 감독은"경험과 능력이 있는 선수다.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팀이 필요할 때 '임팩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허 감독은 '한 골이 절실할 때의 해결사'로 안정환을 선택한 셈이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안정환의 활약 여부와 관계 없이 그가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2008년 1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허 감독은 2년이 넘도록 '조커' 발굴에 공을 들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교체 멤버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염기훈(울산)은 발등 골절로 월드컵 본선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전술 활용 폭을 넓힐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허 감독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은 월드컵 본선에서 '조커'로 두 골을 터트리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02 한일월드컵 미국전에서 0-1로 뒤지고 있는 후반전에 동점골을 터트렸고,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는 1-1로 맞선 후반 천금의 중거리포로 한국 축구에 사상 첫 월드컵 원정경기 승리를 안겼다.
허 감독은 "약간의 변수가 있지만 현재 가장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을 선발했다"며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가 월드컵 최종 명단의 기본 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안정환의 남아공행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한편 허 감독은 허벅지 부상으로 코트디부아르전 명단에서 제외된 박주영(AS 모나코)을 런던 현지로 불러 들여 몸 상태를 점검하고 팀 분위기를 익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27일 밤 소집돼 28일 런던으로 출발한다.
●축구 국가대표팀 코트디부아르전 명단
▲GK=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DF=조용형(제주) 강민수(수원) 이정수(가시마)차두리(프라이부르크) 곽태휘(교토) 오범석 김동진(이상 울산) 이영표(알힐랄) ▲MF=김정우(상무) 김재성 신형민(이상 포항) 김보경(오이타) 기성용(셀틱) 김남일(톰스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FW=안정환(다롄) 이승렬(서울) 이동국(전북) 이근호(이와타)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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