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우마르 쿤디. 그는 3대 도시 파이살라바드 펀잡 의과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수재였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란 우마르는 주위로부터 의사가 돼 성공스토리를 써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파키스탄 내외부 사정은 그를 성공가도에서 이탈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5년 의사로서 경력을 포기하고 사라졌던 그는 결국 지난달 19일 경찰에 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에게 쏟아진 경찰의 총알세례는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정부 무장 단체인 ‘라쉬카르 에 타이바(LeT)’ 조직원이라는 명목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좌절한 파키스탄 젊은이들이 지하드(성전) 조직에 가담해 정부를 향해 공격하고 있다”고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그 중 가장 크게 성장한 지하드 조직이 바로 LeT다.
보도에 따르면 1990년대 파키스탄 지하드 조직은 인도와 카슈미르 분쟁에 대비해 파키스탄 정부가 정책적으로 조성했다. 당시 대학 내에서는 공개적으로 인력을 뽑을 정도였다. 그랬던 것이 2001년 9ㆍ11 테러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알-카에다가 미군에 쫓겨 파키스탄 국경지대로 몰려오면서 파키스탄 지하드 조직의 성격은 변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하드 조직원들은 미국이 이슬람 종교를 박해한다고 봤으며, 미국에 동조하는 정부에 반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의 침체된 경제도 젊은이들로 하여금 반정부 지하드에 가담케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파키스탄은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로 매년 100만명 이상이 인력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흡수할 만큼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지난해 테러로 사망한 파키스탄 국민은 모두 3,021명으로 이는 2006년에 비해 3배나 급증했다. NYT는 “파키스탄의 급격한 실업률은 젊은이들이 반정부 세력에 가담할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LeT 지하드 조직은 유연하고 정교한 전술로 정부를 곤욕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파키스탄 경찰 고위관계자는 “이들은 공격을 감행하면서 (인터넷) 구글 지도를 이용할 정도”라며 “그들의 교육 방법은 경찰학교 프로그램보다 월등하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위크는 최신호에 LeT를 “최근 급부상하는 가장 위험한 테러 조직”이라며 “차기 알-카에다”라고 지목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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