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왜 이래!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도 '정 마담' 김혜수의 이 대사는 잘 알고 있다. 명대사 한 마디로'타짜'는 내용과 상관없이 학벌지상주의를 비꼬는 영화라는 오해를 낳을 만도 하다.
22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이 대사를 패러디 한 손 피켓이 실제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김혜수의'이대 나온 여자'라는 말에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학식과 사회적 배경을 가진 여자라는 도도함이 베어있다. 사진 속의 피켓은 최고 여성교육기관이라는 이화여자대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당당함을 애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알몸 졸업식 뒤풀이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그 만큼 요즘 졸업식 풍경은 기성세대와는 많이 다르다. 눈물을 흘리는 졸업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당연히 사진 취재의 초점도 졸업식보다는 주변에 맞춰진다. 디카에 밀려나는 사진사, 아쉬움보다는 축하 분위기, 그리고 재미있는 현수막 글귀 등에 주목한다.
이 장면도 요즘 졸업식 풍경과 대학생들의 재치를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출신 대학이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대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사진은 한 번 웃고 가볍게 보아 넘길 수도 있다.허나 '이대 나온 여자'가 간판이 아니라 능력의 표현이었으면 좋겠다. 대학 나온 사람이든 아니든 자신의 삶에 자긍심을 갖고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이대 안 나온 여자'김혜수가 '엣지'있고 당당하게 살아가듯이.
최종욱 사진부장 juchoi@hk.co.kr
사진=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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