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지난해 운용 수익률이 주가 급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로 올라서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금 전체 규모는 미국 최대 연기금(캘퍼스)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올해 첫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2009년 국민연금기금 운용 현황을 보고해 결산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결산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연금 순자산액(자산 283조972억원ㆍ부채 5조4,548억원)은 277조6,424억원으로, 2008년 말(235조4,325억원)에 비해 42조2,099억원(17.9%)이 늘었다.
국민연금은 이중 국내 채권(73.9%), 국내 주식(13.1%), 해외 주식(4.8%), 대체 투자(4.5%), 해외 채권(3.8%)에 투자해 총 26조2,267억원(10.81%)의 운용수익률을 냈다. 아울러 국민연금 보험료 적립금 증가(16조원)도 순자산 증가에 한 몫을 했다.
두 자릿수 수익률은 외환 위기에서 탈출해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던 2001년(11.41%) 이후 처음이다. 통상 국내외 연금운용기관의 투자 수익률이 연 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두 배에 가까운 호기록이다.
이처럼 '대박' 수익을 낸 것은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한 주식을 국민연금이 싸게 매수한 게 주 요인이었다. 덕분에 국내 주식 투자에서 무려 58.44%(15조5,377억원), 해외 주식에서도 24.8%(2조3,934억원)의 수익률을 냈다.
운용 수익이 크게 증가한 데 힘입어 국민연금 전체 규모는 캘퍼스(240조9,000억원ㆍ이하 작년 9월말 기준)를 제치고, 일본 공적연금(1,626조9,000억원) 노르웨이 글로벌연금펀드(531조6,000억원) 네덜란드 공적연금(320조3,000억원)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이스란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는 결실이 국민연금 운용수익률 증가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연금 자산의 안정적 관리 차원에서 연금 보유 지분이 1% 이상인 기업에 대해 이사 선임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규정을 추가해 의결권 행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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