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보유중인 핵무기의 극적인 감축을 내용으로 하는 새 핵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AFP 등 외신에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기존 핵 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이달 하순까지 이뤄질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강력하고 신뢰할만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보유 핵무기를 극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 핵 정책은 전임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 오던 계획 중 상당수를 백지화하는 한편, 재래식 무기의 억지력에 좀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라며 “특히 지하 목표물을 관통하는 고성능 핵무기인 ‘벙커 버스터’의 개발의 필요성은 배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부시 행정부 때부터 북한과 이란 등의 지하시설 파괴를 주목적으로 폭발력을 기존 보다 10배 이상 높인 초대형 벙커 버스터를 개발해 왔다.
이 관계자는 “이번 핵 정책 재검토가 핵무기 확산을 되돌리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데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그러나 새 핵 정책에 핵무기가 없지만 생ㆍ화학 무기로 공격을 해오는 국가에 대해서조차 핵무기 사용을 허용한 기존 핵 정책까지 변경할 지 여부, 유럽 지역에서의 전술핵 무기의 철수 여부 등에 대해 어떤 내용을 담을 지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2,200여개, 러시아는 3,00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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