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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위대한 미래' 2050년엔 대리모가 정식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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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위대한 미래' 2050년엔 대리모가 정식직업?

입력
2010.03.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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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ㆍ이수연 옮김/한국경제신문 발행ㆍ528쪽ㆍ2만3,000원

1910년에 18명의 학자가 100년 후의 세계를 전망한 <100년 후의 세계>라는 책은 미래 예측의 양면성을 알려준다. 이 책은 전세계적인 휴대전화의 보급, 전자결재, 화상대화 등 현재의 정보통신 세계를 정확히 예측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며, 인종간 전쟁이 벌어진다는 등 다소 황당한 예측도 있었다. 기술적인 진보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윤리나 가치관 등은 예측자의 이데올로기, 세계관에 좌우되기 때문에 이런 간극이 생기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50년 뒤, 100년 뒤 세계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것은 관심이 가는 질문임에 틀림없다.

독일의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55)의 미래 예측서 <위대한 미래> 는 형식 면에서 특이하다. 20여년 간 트렌드와 소비문화를 연구해온 호르크스는 현재 독일 함부르크에서 미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21세기초 유럽의 한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다비드라는 남자 아이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유목민 부족의 딸로 태어나 유럽으로 입양된 알리야라는 여자 아이가 살아가는 100년을 소설 형식으로 전개하며 미래세계를 그린다.

흥미로운 부분은 가족, 연애, 정체성, 종교 등의 주제에 대한 전망이다. 사회적 논란을 겪겠지만 2050년쯤 되면 대리모는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게 되며, 동성애 커플의 30%가 자녀를 갖게 된다. 가족관계도 큰 변화를 맞는데 혈족과의 동거 여부는 더 이상 고려할 문제가 아니다. 도움을 주고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전 남편, 전처, 전 애인처럼 많은 '전(前)' 관계의 사람들과 넓게 얽혀있는 형태가 흔해질 것이다. 2100년께 기대수명은 100세까지 늘어나 2~3개 이상의 가족형성은 기본이고, 4~5개의 상이한 직업을 갖는 일도 당연해질 것이다. 이력의 복잡함을 성공적으로 조절해주는 라이프 코치가 유망한 직업으로 떠오른다.

이런 예측들은 자칫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예측행위를 통해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미래서들의 가치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이 책은 생명, 노동, 정치, 종교, 과학 등 모든 방면에서 변화의 격랑 속에 있는 '오늘, 우리'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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