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의 유럽은 새로운 럭셔리브랜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이까또즈의 파리컬렉션이 그 답이 될 겁니다."
핸드백브랜드 루이까또즈 글로벌 총괄디렉터 패트리샤 르하가 이 브랜드 파리컬렉션 국내 런칭에 맞춰 내한했다. 파리컬렉션은 루이까또즈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파리 현지에서 디자인과 생산, 마케팅을 전담하는 고가 제품군으로 지난해 10월 파리에 첫 매장을 열었고 국내엔 이번에 처음 소개된다.
23일 파리컬렉션으로 새롭게 단장한 서울 청담동 매장에서 만난 그는 "진정한 럭셔리브랜드는 고유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며 "파리컬렉션은 루이까또즈가 제2의 에르메스로 도약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시작하는 첫 작업"이라고 말했다. 루이까또즈는 태양왕으로 불리며 유럽을 호령했던 프랑스 루이 14세를 뜻하는 단어다. 파리컬렉션은 이전의 루이까또즈가 국내용이었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루이 14세 시대의 화려한 유럽 궁중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호사스러운 푸른색 매장에 장미빛 벨벳 쿠션을 댄 의자, 모던한 감각의 샹들리에 등이 사치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매장에는 기존 제품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풍만한 색감의 가방과 클러치, 액세서리류가 발길을 잡아 끈다. 의자 등받이에 올라앉은 개구리며 벽면에 그려진 장미꽃 등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낸 디자인 감각은 패션일러스트레이터로도 이름 높은 프랑스인 아트디렉터 피에르 루이 마시아의 솜씨다.
르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럽 럭셔리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루이까또즈에겐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유럽 럭셔리 브랜드가 직원과 매장을 줄이며 위기관리에 들어간 시기에 루이까또즈가 오히려 파리에 매장을 내고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선 것이 뛰어난 선택이라는 소리다.
그는 "현지에서 일간 르몽드와 패션지 마담피가로 엘르 등 유력매체가 매장 오픈 소식을 다룰 정도로 루이까또즈를 보는 눈들이 달라졌다"며 "핸드백이 주종목이지만 향후 가구와 향수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르하는 세계 최대 핸드백ㆍ잡화 트레이딩쇼 '프리미에르 클라세'의 마케팅디렉터이자 12년간 활동한 핸드백업계 전문가로 2008년 루이까또즈에 합류, 파리컬렉션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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