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ㆍ기업들의 긴축과 비용절감 움직임이 시작되면 서유럽 전역이 파업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곳은 항공산업이다. 프랑스 항공교통 관제기관 소속 5개 노조는 항공교통 관제업무를 주변 유럽국가들과 합병하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해, 23일부터 5일간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파리의 샤를드골공항 항공기 25%와 오를리공항 항공기 50%가 각각 운항을 취소했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영국 국적항공사 브리티시에어웨이즈(BA) 승무원 노조도 22일 파업을 결의했다. 아직 구체적인 파업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부활절 연휴 2주간은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대인 2억9,200만 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한 BA는 1,700명의 직원감축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22일 파업에 돌입한 독일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 조종사 노조는 파업 하루 만에 3월8일까지 파업 잠정 중단키로 했다. 루프트한자 조종사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임금이 저렴한 주변국 소형 항공사 조종사들에게 위협받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정부 보조가 중요한 국적 항공사의 특성상 정부가 긴축재정에 돌입하면 감원이나 감봉의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으며, 현재 그런 압력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고 독일의 항공 전문가가 AP통신에 말했다.
급증하는 재정적자로 엄격한 긴축재정을 실시해야 할 스페인과 그리스는 공공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퇴연금 수령 연령을 67세로 2년 연장하려 하는 스페인의 경우 23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 주요도시에서 수만명이 시위를 벌였다. 의료혜택 감소, 정부ㆍ학교 축소 등 가혹한 긴축정책을 준비중인 그리스에서는 24일 전국차원의 파업이 벌어졌다. 이밖에 체코 운수노조도 수당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려는 정부 방침에 항의해 3월1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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