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선거감독기구를 사실상 수중에 넣게되면서 9월 아프가니스탄 총선이 지난해 대선처럼 대규모 부정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2일 아프간 선거민원위원회(ECC)위원 5명 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칙령을 반포했다. 현재 ECC 위원 5명중 3명은 유엔이 지명한 인사들이다. ECC는 선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구로, 지난해 아프간 대통령선거에서 카르자이의 득표 중 3분의 1인 약 100만표를 무효처리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였던 압둘라 압둘라는 이번 조치가 "퇴보"라며 대선 부정선거 조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서방의 ECC위원들이 아프간 민주화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방 측도 ECC 구성을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ECC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방위원들이 지난 대선에서 너무 과도하게 개입했다며 이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부패와 정실인사를 척결하겠다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약속이 깨졌다"며 미국 등 서방이 카르자이가 과연 탈레반과의 전쟁에 적당한 파트너인지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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