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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순해' 저자 김영로씨, 인세로 번 돈 남 도와주고 수행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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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순해' 저자 김영로씨, 인세로 번 돈 남 도와주고 수행길로

입력
2010.02.2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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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의 필독서 <영어순해> 시리즈의 저자 김영로(68ㆍ사진)씨가 명상 언어집 <김영로의 행복수업> (불광출판사 발행)을 냈다. 티베트 밀교(密敎)인 금강승(탄트라)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책으로, 영어로 된 밀교 경전과 잠언집에서 김씨가 전하고픈 내용을 추려 엮었다.

평생을 영어로 된 글 읽는 법을 가르친 업인지, 무상법(無上法)을 설하는 이 책도 영한대역, 원문과 번역문과 해설 순이다.

"인연인가 봐요. 내가 금강승 불교를 알게 된 것도, 수행의 길에 들어선 것도, 이런 책을 내게 된 것도요."

잡지 편집자, 영어 교사, 외국어 전문학원 강사 등으로 살아온 김씨는 1983년 쓴 수험서 <영어순해> 로 일약 유명해졌다. 이후 펴낸 교재마다 불티나게 팔려 나갔고, 그 가운덴 밀리언셀러도 있다. 그런 그가 2002년부터 경기 광주 퇴촌의 인적 드문 곳에 터를 잡고 수행승과 다름없이 살고 있다.

추상미술을 전공한 부인도 탱화 그리는 불모(佛母)가 됐다. 종교적인 전원 생활이 떠오를 수도 있지만, 실은 난방비 아끼느라 겨울엔 집안에 서리가 내려앉는 검박한 삶이다.

번 돈은 다 어쨌냐는 무람없는 물음에 김씨는 "경제적으로 나는 예나 지금이나 하층민"이라고 답했다. 그는 개인사에 대해 말을 아꼈는데 주변의 말을 모아 보면 "이 사람 저 사람 도와주느라 그런 것"이었다.

김씨는 "난 돈이 없는 길로만 걸어온 것 같은데, 불보살들이 나를 수행의 길로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등따숩고 배부르면 어찌 이 길을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지금보다 행복했던 적은 없어요. 세상엔 풍족하지만 불행한 사람들만 가득한 것 같아요. 그래서 행복한 공부를 나누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하루 20시간 가까이 수행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책을 번역하려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여전히 재가자(在家者)다. 불교 신자에게도 아직 생소한 밀교에 대해 묻자 "깨달음(空性)을 통해 큰 기쁨(大樂)을 향해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욕망과 고통마저 깨달음의 에너지로 환원해 무한한 자유를 향해 가는 것이 밀교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 굳이 몰라도 좋아요. 이 책은 그저 영어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괜찮은 교재가 될 거예요. 딱딱한 문장 대신 깨달음의 언어로요."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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