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드라마 ‘아이리스’가 4월부터 일본 민영방송 TBS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되는 등 한국 드라마가 일본 TV에 완전히 뿌리 내렸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3일 보도했다. 한국 드라마의 지상파 황금시간대 방송은 ‘아이리스’가 처음이다. 일본 TV 주요 시간대 외국 드라마로도 1995년 미국 드라마 ‘X파일’ 이후 15년만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겨울 연가’로 거셌던 일본의 한류 붐은 최근 일본인의 한국 드라마 촬영지 여행이 줄면서 “끝났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본 TV에서 한국 드라마는 여전히 건재하다. 한국 드라마는 2월 14~20일 일본 지상파 방송에서 7개 채널 5편, 위성방송인 BS디지털에서 11개 채널 36편이 방송됐다.
NHK에서 방송 중인 사극 ‘이산’의 21일 평균시청률은 2.7%로 ‘대장금’의 첫 방송 평균시청률(2.32%)을 앞지르며 NHK 한국 드라마 중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 특집으로 ‘이산’ 방송을 중지했을 때는 시청자 문의가 약 600건 쇄도했다. NHK는 “‘겨울 연가’를 넘어서는 열기”라며 6월부터 재방송을 준비 중이다. 민방 후지TV는 1월부터 평일 중 매일 오후 ‘한류α’라는 시간대를 신설해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을 방송 중이다. 시청률은 5% 전후로 이 시간대 시청률로는 좋은 편이다.
한국 드라마의 강점으로 NHK 소프트개발센터 아라타니 노리코(荒谷紀子) 팀 PD는 “편수가 많아 다양한 이야기를 중층으로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류 피아’의 다나카 히데키(田中英樹) 편집장은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시장을 의식해 보편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면서 치밀한 작품이 많고 주제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미국 드라마가 황금시간대에 방송됐지만 이제부터 한국 드라마가 늘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아사히(朝日)신문이 22일 자사 인터넷 회원 2,822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를 조사한 결과 ‘대장금’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겨울연가’ ‘아름다운 날들’ ‘태왕사신기’ ‘천국의 계단’ ‘올인’ ‘내 이름은 김삼순’ ‘호텔리어’ ‘황진이’ ‘봄의 왈츠’ 순이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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