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신상 및 건강과 관련, "연초 산업현장 집중 방문 등 활동 횟수와 지역이 크게 늘었다"며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자탄 등 현안 해결의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이런 현상 때문에 북한 내부 정책추진의 난맥상이 심화하지 않을까 전망한다"며 이 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정진섭,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특히 "김 위원장이 안면에 얼룩(검버섯)을 제거하는 등 건강하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경질 증세를 보이고 있고, 가족이나 오래된 친구들에 대한 의존이 늘어나는 현상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세훈 국정원장은 '북한의 권력계층이 통제가 가능하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며, 쿠데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북한 후계문제와 관련,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 생일날(1월 8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발걸음' 등을 부르는 '충성의 노래 모임'이 여러 지역에서 열렸다"며 "업적 및 경험 쌓기 단계에서 정책관여 단계로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의 화폐개혁에 대해 "총체적 후유증에 직면해 있다"며 "화폐개혁으로 임금 100배 인상 효과가 있었지만 물가가 15배 올라 실질적인 임금인상 효과는 7배 수준에 그쳤다"고 전했다.
원세훈 원장은 남북관계와 관련, "대화는 계속되고 있고, 경색국면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관여 안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다만 누가 접촉을 하든 정부가 원칙과 지침을 갖고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100억 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는 보도에 대해 원 원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또 "현재 국정원 내 일부 보안점검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선진 정보기관의 경우 5년에 한 번씩 정보 담당 직원들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사례 등이 있으므로 거짓말 탐지기에 의한 직원 조사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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