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3년차를 앞둔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요직을 맡고 있는 파워엘리트 그룹은 전면 재배치된 측근들과 새롭게 중용된 중도 실용인사들로 요약된다.
정부 출범 초에는 대선 공신들이나, 이념적 잣대로 따져 전 정권과 차별성을 갖는 인사들이 중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정부 출범 1년여를 지나면서 서서히 재조정이 진행됐다. 측근이라도 능력에 따라 '맞춤형' 자리로 재배치됐고, 이 과정에서 업무성과가 미미한 인사들은 권부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은 주중대사, 원세훈 행안부 장관은 국정원장,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국세청장,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교육부차관, 박영준 청와대 비서관은 총리실 국무차장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참모진도 사공일 경제특보는 G20준비위원장,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은 홍보수석 등으로 이동했다.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측근 인사들이 전면에 재배치되면서 국정운영의 추동력이 높아졌다.
외연확대 차원에서 이념적 중도 성향 인사들과 외부에 있던 인수위 출신 인사들이 새로운 실세로 부상했다. 그 중 대선 때 민주당의 예비 주자로까지 거론되던 정운찬 총리의 기용이 두드러진다. 고건 전 총리도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장에 임명됐고, 한나라당 대표에는 정몽준 의원이 올랐다.
또 당이나 외부에 있던 측근들도 요직에 새롭게 중용됐다. 이재오 전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컴백했고, 윤증현 기획재정, 현인택 통일, 최경환 지경, 임태희 노동, 주호영 특임장관,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신 실세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인 안국포럼 멤버들이 당의 요직을 맡으며 주목 받고 있다. 정두언 의원이 당 지방선거위원장으로, 조해진 의원은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집권 2주년이 되도록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장ㆍ차관 및 청와대 참모진들이 현 정부의 파워엘리트 군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서 정몽준 대표, 정운찬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이른바 '3정(三鄭)'으로 불리는 당정청 핵심 인사들을 비롯한 8인회 멤버가 정부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다. 또 한나라당 안국포럼 멤버와 청와대 핵심 참모진, 정부 부처에서는 원세훈 국정원장과 박영준 총리실 차장, 신재민 문화부차관 등이 실무적으로 정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정부 장ㆍ차관급 공직자와 청와대 비서관 이상 157명 중 지역별로는 대구ㆍ경북 출신이 지난해 2월 21.1%에서 24.8%로 높아졌고, 호남출신도 14.8%에서 16.6%로 상승했다. 반면 부산ㆍ경남과 서울 출신이 각각 2.0%와 0.8%포인트 감소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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