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전곡해양산업단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때문에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시행자들은 입주대금 장기분할 납부 등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와 화성도시공사는 올해부터 2013년 말까지 사업비 5,900억원을 투자해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옆에 보트·요트 제조 및 수리, 판매, 연구 등이 가능한 163만㎡ 규모의 전곡 해양산단을 조성한다. 3월까지 토지보상을 마치고 4월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현재 입주계획서를 제출한 기업은 3개에 그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기업도 5개에 불과하다. 이들 8개 기업들이 모두 입주해도 전체 산업시설용지 100만여㎡ 중 약 28%만 소화된다.
전곡 해양산단의 분양가는 3.3㎡당 170만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인근의 다른 산단들과 비교할 때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주요 유치대상인 국내 보트·요트제조업체들이 영세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부담하기 버거운 금액이라며 보다 싸게 해달라고 경기도 등에 지속적으로 건의 중이다.
기업유치 전망이 흐리자 경기도는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입주금을 현재 2년에서 최대 10년 동안 분할 납부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MOU를 체결한 업체들에게는 입주 시 수의계약 및 입지선정 우선권을 부여하고, 보트나 요트 외 항공 관련 기업들을 입주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도 관계자는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어렵지만 장기분할 납부는 공사들의 지침을 변경하면 가능하다”며 “실질적인 입주는 2013년이라 아직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곡 해양산단은 경기도가 보트와 요트산업을 특화하기 위해 조성하는 국내 최초의 산업단지다. 이명박 정부가 평균 3년 걸리던 산업단지 인허가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기 위해 2008년 제정·시행한 산업단지 인허가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이 적용된 첫 사례로 주목 받기도 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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