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를 위한, 어렵게만 느껴지기 십상인 클래식의 소비 구조가 문제예요. 시민들의 힘들고 복잡한 일상에 다가서서 삶의 에너지를 주는 클래식이 우리 목표죠."
20일 오후 8시 서울 연희동의 복합 문화 공간 CSP111 아트스페이스는 현악4중주 무대로 변했다. 신생 현악4중주단 베리우스가 들려주는 멘델스존의 현악4중주 2번이 화려한 전시품들과 어울려 30여 관객들의 어깨에 내려 앉았다. 리더 윤여진(35•제1바이올린)은 "지난해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기념 무대에서 많이 연주됐던 곡"이라며 "까다로운 푸가풍의 선율은 연주자들에게 훌륭한 공부감"이라고 했다
"1월 1일 아침 10시부터 연습을 시작했어요." 신생 현악4중주단 베리우스는 그렇게 출발했다. 윤여진은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악4주단이 열댓 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래식의 젊은 기운을 상징한다.
독일 로스톡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 등 독일의 손꼽히는 음악교육 기관에서 11년 공부하고 1996년 돌아온 그는 출강, 독주회 등 일반적 활동에 만족하지 않았다. 공부하는 자세는 기본이다. 베리우스('다양하다'는 뜻) 외에, 자신이 리더로 있는 피아노 트리오 '비에시스'(이탈리아어로 '샤프•#')활동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는 "일반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그들의 목표로 꼽았다. "서양음악을 하지만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 같은 음악은 하지 않을 거에요."윤이상 등 우리 작곡가들의 국악적 선율을 녹여 넣는 일을 주요 과제로 삼은 것은 그래서다. 탱고가 세계의 정규 음악으로 떠오른 것처럼 국악이 일반화의 길을 걷는 데 힘쓰려고 한다. 양로원, 병원 등을 찾아가 단 30분만이라도 음악을 선사하고 싶다는 것도 그의 소망이다.찾아가는 콘서트 등 자유스런 무대에서는 재즈도 적극 구사할 요량이다. 애로가 없지는 않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대관 등을 자비로 충당해요."
연습과 소소한 활동에 쫓겨, 이들은 아직 공식 창단은 못 했다. 4월 24일 삼성역 포니정홀에서 '베리우스 창단 연주회'로 존재를 알릴 생각이다. 그날은 20일 일부밖에 못 들려줬던 페터 하이드리히의 1994년작'생일 축하합니다' 변주곡을 전부(14곡) 들려줄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