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이전에 치러질 영국총선의 이슈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제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고든 브라운 총리의 성마른 '기질'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가 보좌관들을 상습 폭행해 왔다는 주장이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 일간 가디언의 정치논평가 앤드루 론슬리는 출간 예정인 책을 통해 "브라운 총리가 화가 나면 측근들의 옷깃을 잡아 팽개치면서 소리를 지르곤 했다"고 주장했다. 론슬리는 "구스 오도넬 내각장관이 브라운 총리의 폭행에 대한 자체 조사에 들어갔으며, 개인적으로 총리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브라운 총리가 보좌관들을 학대해 왔다는 주장은 이뿐만이 아니다. 영 국립폭력신고센터(NBH)의 총책임자인 크리스틴 프래트는 22일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지난 3~4년 동안 브라운 총리 사무실 사람들로부터 서너 건 정도의 (총리로부터의) 폭행 관련 상담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몇몇은 (폭력과 관련된)자료를 보냈고, 몇몇은 나와 직접 통화를 해 총리의 부당한 행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인기가 없는 상황에서, 당수인 총리가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노동당의 향후 선거전은 험난할 전망이다. 당장 보수당은 "총리의 행동을 정부가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공세를 폈다. 노동당은 이에 "악의적이고 근거가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브라운 총리도 20일 방송에 출연, "다른 사람들처럼 화가 났을 때 신문을 바닥에 집어 던지는 정도일 뿐, 절대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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