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선 세종시를 둘러싼 친이명박계의 수정안과 친박근혜계 원안의 정면대결틈새에서 제3의 해법으로 절충안들이 제시됐다. 당내 4선 이상 중진들이 나서 갈등을 중재해 달라는 주문도 잇따랐다.
이날 회의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김무성 의원은 자신의 절충안을 재차 설명했다. 김 의원은 "원안과 수정안 모두 일리가 있다"며 "내가 낸 절충안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제시한 안보다 나은 안을 만들어 보자"고 주문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최대 과제는 정권 재창출인데 국민들은 세종시로 인한 분열로 정권 재창출이 물 건너 갈까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 김 의원은 세종시에 행정부처 대신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7개 정부 독립기관을 이전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지만 친이계는 "검토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립 성향의 정진석 의원은 '세종시 유보론'을 거듭 강조했다. 충청 출신인 정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원안으로 2012년까지 진행하고 그 해 대선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폈다. 그는 "친이계와 친박계 중 한 쪽이 치명상을 입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선 안 되며 서로 최소한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권 의원은 민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설 연휴에 주민들을 만나보니 세종시엔 관심이 없고 당내 갈등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대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으니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진 의원들의 행동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주영 의원은 "친이계 2명, 친박계 2명, 중립 성향 의원 2명이 참여하는 '6인 중진 모임'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진석 김정권 의원 등도 "4선, 5선 의원들이 나서서 상생의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의원총회 직후엔 6선의 박희태 전 대표가 계파를 떠나 11명의 중진의원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이번 주 의원총회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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