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가발을 쓰고 호텔 복도의 폐쇄회로(CC)TV를 보며 활짝 웃고 있는 젊은 여성.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암살 임무를 수행 중임을 알았다면 이 웃음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0일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핵심 간부를 암살한 11명 중 유일한 여성 용의자인 아일랜드 국적의 게일 폴리어드(26)를 조명했다. 암살단은 18명이었고 그 중 여성이 2명이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확인된 여성은 폴리어드가 유일하다. 위조 여권을 사용했기 때문에 신분은 베일에 가려있다.
텔레그래프는 폴리어드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암살ㆍ납치 전담 부서인 ‘키돈(Kidon)’의 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키돈 여성 단원들은 미행 기법, 호텔 객실 침입 방법, 속옷 안에 권총을 숨기는 기술, 위장술, 성(性)적 매력을 이용해 접근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2년간의 훈련 과정은 지극히 어려워 소수 만이 통과한다.
호텔 CCTV를 보면 폴리어드는 지난달 19일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 마부가 두바이의 알 부스탄 호텔 230호 객실로 향할 때 복도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폴리어드는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척 했다. 두바이 경찰은 폴리어드가 이후 마부의 객실 맞은편 237호에 있던 ‘암살 실행조’4명에게 작전을 실행할 시점임을 알리고, 호텔 직원인 척 행동하며 마부가 방문을 열도록 유도해 암살조의 침입이 가능케 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체크인할 때도, 호텔 복도를 걸을 때도 CCTV에서 시종 환하게 웃고 있는 폴리어드는 가발인듯한 금발에 캐주얼 정장 차림이어서 호텔 직원으로 보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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