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이 21일 실시된 나가사키(長崎)현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에 패배했고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다. 반세기만의 정권교체를 통해 지난해 9월16일 출범했을 당시 70%를 넘었던 지지율이 불과 5개월여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향후 정국 운영은 물론 민주당이 단독 과반수를 노리는 7월 참의원 선거의 전망도 한층 불투명해졌다.
이날 나가사키현 지사 임기 만료에 따른 선거에서 집권 연립 여당인 민주, 사민, 국민신당이 공동 추천한 하시모토 쓰요시(橋本剛) 전 농림수산성 실장은 자민, 공명당이 추천한 나카무라 호도(中村法道) 전 부지사에게 9만표 이상의 표차로 대패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실시된 미야기(宮城)현 지사 선거에서도 자민당 추천 후보에 패배했으나 이번 나가사키현은 특히 지난해 중의원 선거서 민주당이 전승하고 과거 두차례 참의원 선거에서도 완승한 지역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치러진 도쿄(東京)도 마치다(町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는 자민, 공명당 추천의 이시자카 조이치(石阪丈一) 현 시장에 압도적인 차이로 패배했다.
이날 선거에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민주당 실세 오자와(小澤) 간사장과 하토야마(鳩山) 총리의 정치자금문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토야마 총리는 22일 "정치자금 문제의 영향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와 관련 자민당은 오자와 간사장이 국회에 출석해 정치자금 문제를 해명하도록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예산안 심의에 불참키로 했다.
하토야마 정부 지지율은 아사히(朝日)신문이 20, 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달 초보다 4%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해 처음 30%대로 내려섰다. 또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과반수 확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55%로 바람직하다(31%)를 훨씬 웃돌았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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