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분의 1초 차에 메달 색깔이 바뀌는 게 동계스포츠의 묘미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시간 단축을 위해 유니폼도 최첨단 과학의 힘을 빌린다. 최첨단 과학의 결정체로 불리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유니폼은 저마다의 특성으로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돕고 있다.
'빙속코리아'로 도약한 한국은 나이키사에서 제작한 일명 '트리코'라는 유니폼을 착용한다. 스피드스케이팅팀의 유니폼은 한국 전통의 색인 파란색 바탕에 흰색이 첨가됐고, 양손의 절반과 머리까지 덮는 전신유니폼이다. '저항 제로'에 도달하기 위해 제작된 유니폼은 표면에 촘촘한 홈이 나 있는 게 특징. 체육과학연구원의 윤성원 박사는 "스피드 종목에서는 기록 단축을 위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트리코는 신체 각 관절의 주요 부분에 특수한 재질의 모직을 섞어 근육 수축이 쉽게 일어나도록 제작되는 기능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숨 쉬는 유니폼'으로 불리는 대표팀의 경기복은 무릎과 앞부분에 미세 돌기를 새겨 바람이 돌아서 빠져나가게 하는 등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있다. 코너워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허벅지 안쪽 부분은 매끈하고 부드러운 소재가 사용됐고, 근육을 꽉 조이게 해 근육 수축을 용이하게 했다. 등판 부분은 공기가 원활하게 미끄러질 수 있게 매끈한 소재로 이뤄졌다.
유니폼의 무게도 경량화돼 150g 밖에 되지 않는다. 유니폼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대표팀 유니폼의 경우 R&D 사업으로 투자한 돈이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협회와 국립우주연구소가 5년간 800만달러(약 93억원)를 투입하면서 연구한 끝에 제작한 특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캐나다팀 신소재 유니폼의 경우 옷감의 두께가 0.3mm에 지나지 않아 착용감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일본의 특수 유니폼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미즈노사가 '비밀병기'로 제작한 황금색의 경기복은 야한 삼각 T팬티가 비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즈노사가 4년에 걸쳐 개발한 이 유니폼은 '얼음을 타는 동안 몸에 부닥치는 공기가 흘러가는 부분에 작은 울퉁불퉁한 소재를 덧대 공기저항을 줄인 게' 포인트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