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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정빙 시간 10분이 메달 색깔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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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정빙 시간 10분이 메달 색깔 바꾼다

입력
2010.02.2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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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인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10조 경기가 끝나자 육중한 차량이 느릿느릿 빙판으로 들어온다. 얼음을 경기 전처럼 고르게 정비하는 정빙차량이다. 앞서 20명이 불꽃 튀는 레이스를 벌였으니 빙판도 지칠 터. 군데군데 미세한 홈이 파였고, 7,600명 만원 관중의 열기에 얼음이 녹아 물이 흥건한 부분도 있다.

바로 다음 조에 배정된 선수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원이 대기실로 이동한다. 이 사이 관중은 파도타기 응원으로 경기가 속개되기만을 기다린다. 정빙시간은 대략 10분 내외. 금쪽같은 10분이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 시간

대기실의 선수들은 저마다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한다. 귀에는 어김없이 이어폰 또는 헤드폰이 끼워져 있다. 10m 남짓한 구간을 반복해서 달리는가 하면 피트니스 센터에서 볼 수 있는 사이클에 몸을 맡기는 선수도 있다.

이승훈(22ㆍ한국체대)은 "원래 '소녀시대' 등 신나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레이스 전에는 조용한 음악을 들었다"고 말했다. 모태범(21ㆍ한국체대)은 "잡념을 버리고 스트레칭과 사이클에만 집중했다"고 밝혔고, 이상화(21ㆍ한국체대)는 "마음을 다스리려고 레이스 전까지 클래식 음악을 들었다"고 말했다.

물도 함부로 먹을 수 없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최소 3시간 전까지 식사를 마친다. 선수촌에서 탄수화물 위주로 가벼운 식사를 한 뒤 레이스 전까지 입을 축일 정도의 물만 이따금씩 입에 댄다. 경기가 끝나면 불심 검문처럼 들이닥치는 도핑 테스트 때문이기도 하지만, 1,000분의1초까지 기록을 다투는 경기라 함부로 먹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정빙 때 몸과 마음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이번 대회 남자 500m의 경우 정빙차량 고장으로 1시간30분이 지연됐다. 모태범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이겨내고 금메달을 딴 것도 대기 시간 동안 신체리듬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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