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이후 모든 것이 사라진 서울에서 기자로 눈코 뜰 새 없이 살다 보니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을 못했어요."
한국의 대표적 원로 시인인 김후란(76ㆍ여)씨가 서울대 입학 57년 만에 졸업장을 받는다. 서울대는 25일 관악캠퍼스 행정관 대회의실에서 김 시인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1953년 부산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범대 가정교육학과에 입학했지만 1957년 한국일보에 입사하면서 서울대에 더 이상 등록을 하지 않아 제적처리됐다.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던 김씨는 1959년 문예지 <현대문학> 추천위원이자 당시 한국일보 문화부장이던 신석초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현대문학> 현대문학>
김씨는 1962년 베트남 전쟁 종군 기자로 활동했고 이듬해에는 여성시인 동호회인 '청미동인회'를 결성하는 등 언론인과 문인의 길을 병행했다. 김씨는 이후 경향신문 문화부 차장, 부산일보 논설위원, 한국문인협회 이사 및 상임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현대문학상과 월탄문학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장도와 장미> <따뜻한 가족> <시인의 가슴에 심은 나무> 등 시집 12권과 수필집 18권, 에세이 3권 등 30여권이 있다. 시인의> 따뜻한> 장도와>
김씨는 "당시는 신문사 편집국에는 여기자가 한 명밖에 없던 시대로, 기자 생활과 문단 활동을 함께 하느라 너무 바빠 복학 기회를 놓쳤다"며 "한편으로 졸업을 못한 것이 늘 아쉬웠는데 이제야 명예졸업장을 받게 되니 기쁘기도 하고 면구스럽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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